Teasing the Form — 문서놀리기
2025


Craft
삶에 적당한 '때'라는 게 있는 걸까요? 생김새만큼이나 삶의 속도는 다른데 우리는 이를 너무 정량화하여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는 안타까움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.
이력서, 원천징수 영수증, OMR 카드처럼 삶의 궤적을 수치와 항목으로 규격화하는 문서들을 실크스크린으로 패브릭에 옮겼습니다. 종이 위에서 사회적 증명력을 가졌던 문서들은, 천 위로 복제되는 순간 그 권위가 조금씩 흐물거리기 시작합니다.
그 위에 추상적인 자수를 덧입혔습니다. 이력서나 OMR 카드는 낙서할 엄두조차 나지 않는 형식입니다. 비정형의 실들은 그 억압적인 그리드 위를 제멋대로 가로지르며, 문서가 요구하는 질서를 조용히 — 그러나 한 땀씩 집요하게 — 교란합니다.
형식에 갇히지 않은 무질서한 궤적들을 통해, 규격화된 문서가 미처 담아내지 못한 삶의 고유한 속도와 자유로운 생동감을 회복하고자 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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